솔직한 백수일기2012. 1. 16. 01:39
14일은 날이 무척 좋았다. 간만에 날도 따땃했고 화창했다. 그래서 기분도 무척 좋았다.
일어나서 자기소개서 카드 써야할 게 있어서 작성하느냐 오전과 오후의 반을 흘려보냈고, 날씨 좋은날 = 개님 행차하시는날 로 정해놓은 나 이기에 머리도 안감고 세수도 안한채 무작정 개님과 산책을 나갔다. 한 20분쯤 나가있다가 들어와서 발을 씻겨드리고 아버지께서 사가지고 오신 순대와 어머니께서 손수 만드신 떡볶이를 먹은 뒤에 6시쯤 8시 생일파티 약속에 갈 준비를 했다.
오전에 정리해놓은 일들을 어쩌구 마저 정리하느냐 약간 시간이 지체되었고, 결국엔 사당에서 약속이 잡혀있었는데 7시 10분쯤에 집을 나왔다. 사실 집에서 사당까지는 한 2~30분 정도 걸리는데 잠시 홍대 에스쁘아에 가서 생일 선물로 줄 립스틱을 받아와야 했기에 늦은거나 다름 없었다. 강을 한번 건넜다가 다시 돌아와야 하는 일이니께. 여자아이, 남자아이 두사람 생일이라, 두사람에게 립스틱을 줄 수 없어서 립스틱과 초콜렛 트러플 사서 사당으로 갔다.
수원사는 사람, 강남사는 사람 다양한 주거지역의 인물들이 있어서 사당에서 모이는데, 사실 사당은 마음에 안든다. 술집만 많고, 주정뱅이들 득실거리고, 택시는 더럽게 안잡히고, 집에서도 멀다. 사당에서 모이는것은 무언의 약속이 된것이 참 짜증난다.어떻게 바꿔 말하자면 홍대나 영등포 등은 내가 자주 가기때문에 밥먹을 장소, 커피마실 장소, 술마실 장소 일일이 다 알아둬야 하지만, 사당은 사당의 ㅅ 자도 모르기 때문에 내가 그냥 이끄는 대로, 마음편히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다.
원래 자주 모이는 모임의 인원은 총 9명이긴 한데, 오늘은 나를 포함해서 8명이 왔다. 생일자 남녀 둘, 남자 셋, 여자셋. 그중 남자둘, 여자하나는 직장인. 거기다 그 중의 남자 한명은 최근에 갓 입사한 따끈따끈한 신입.
그 신입은 술에 살짜쿵 취해 자신의 신입일기에 대해 열변을 토하기 시작했다. 내가 인턴에 있을때, 신입 OJT할때 어쩌구 저쩌구. 내가 이딴 이야기 들으러 여기 온건 아니라고. 주둥이를 국자고 치고 엉덩이를 걷어 차주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지긋지긋한 취업 스트레스는 TV나 인터넷으로 족한데, 옆에서 시끄러운 소리를 떠들고 있네.
나는 술을 마시며 음식에만 집중했다.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할말이 없었거든. 
그러다가 정확히 11시 31분에, 더는 있기 싫었고 할말도 없고 그만 먹고싶고, 빨리 가서 화장이 지우고 싶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결국엔 내가 2호선 막차를 타고 온거같더라고. 그들의 모임은 거진 한 3시쯤에 끝이 난 것 같다.

어떠한 자극제가 될 수 있었던 그 자리가, 이젠 자극을 넘어 짜증으로 다가온다. 
예전엔 저런이야기 양쪽 귀를 활짝 열어가며 노트에 적어버릴 듯 한 눈빛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그저 시큰둥하다. 남의 이야기 들어봤자, 지금 내 현실이 시궁창인데 어쩌라고...

이런태도 아니되는건 알지만 내가 또 어지간히 취업이야기, 회사이야기에 신물이 났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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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내 인생의 시즌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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